Norwegian Wood

 

 

 

"어려운 일이지" 하고 미도리는 말했다. 그리고 얼마 동안 생각하는 듯했다.

"아마 너무 오래 기다린 탓일지도 몰라. 난 굉장히 완벽한 걸 원하고 있거든. 그래서 어렵다고 생각해."

 

"완벽한 사랑을?"

 

"아니, 아무리 내가 욕심쟁이라지만 거기까진 바라지 않아. 내가 바라는건 그저 내 마음대로 하는거야. 완벽하게 내 마음대로 하는것. 가령 지금 내가 자기에게 딸기 쇼트 케이크를 먹고 싶다고 하면 말이야, 그러면 자기는 모든 걸 집어치우고 그걸 사러 달려가는 거야. 그리고 헐레벌떡 돌아와서 '자, 미도리, 딸기 쇼트 케이크야' 하고 내밀겠지. 그러면 나는 '흥, 이런 건 이제 먹고 싶지 않아' 그러면서 그걸 창문으로 휙 내던지는 거야. 내가 바라는건 그런 거란 말이야."

 

"그런 건 사랑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 같은데" 하고 나는 조금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관계가 있어. 자기가 알지 못할 뿐야" 하고 미도리는 말했다.

"여자에겐 말야, 그런게 굉장히 소중할 때가 있는 거야."

 

"딸기 쇼트 케이크를 창문으로 내던지는 행동이?"

"그래 난 상대방 남자가 이렇게 말해 주면 좋겠어. '알았어, 미도리, 내가 잘못했어. 네가 곧 딸기 쇼트 케이크가 안 먹고 싶어지리라는 것쯤은 짐작했어야 했는데. 난 당나귀 똥만큼이나 바보스럽고 무지한 것 같아. 사과할 겸 다시 한 번 다른 걸 사다주지. 뭐가 좋아? 초콜릿 무스, 아니면 치즈 케이크?"

 

"그러면 어떡해야 되지?"

"난 그렇게 해서 받은 것만큼 어김없이 상대방을 사랑할 거야"

"지극히 불합리한 이야기 같은데"

 

"하지만 나로선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해.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사랑이란 게 지극히 하찮은,

혹은 시시한 데서부터 시작되는 거야. 거기서부터가 아니면 시작되지 않는 거지"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시대 中'